윤창중의 이번 사고가 인턴 여직원의, 그것도 해외에서의 성추행이라는 사실에 대해 국제적 망신이라는 비난과 함께 그가 대변인이 되고 나서 기자들에게 말했던 '정직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저는 지금 어떻게 보면 공직자인데, 저를 지배하고 있는, 윤창중의 정체성은 정직이다." (3월 27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에게)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과연 입이 정직했던 걸까 손이 정직했던 걸까', '정직'정직 하더니 마침내 정직당했네요', '본능의 정직', '정직하게 들이대셨네요'....
◇ 변신의 귀재, 충동적이고 모난 성격으로 끊임없는 구설수
이번에 제대로 큰 사고를 친 윤창중은 지난해 말 깜짝쇼로 발탁된 인물이다.
당시 박근혜 당선인은 당선된 지 닷새 만인 지난해 12월 24일 윤 대변인을 당선인 수석대변인으로 깜짝 발탁했다.
민주당은 '박 당선인이 대선 당선 후 승리감에 젖어 패배한 야당을 무시해 나온 처사'라고 즉각 공격했다. 심지어 새누리당 내 친박계 인사들조차 '지나친 극우성향'이라며 윤 대변인의 자진사퇴를 요구할 정도로 시끌시끌했다.
윤 대변인은 이력도 특이하고 뒷말도 참 많은 사람이었다.
신문·방송만 4곳, 청와대 비서관, 대선후보 특보, 대변인 등 언론과 청와대, 정치판을 정신없이 오가며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박 당선인의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에서 청와대 대변인으로 최종 변신하기까지 그의 줏대없는 카멜레온 처신만 놓고서도 이미 자격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오기에 충분했었다.
그가 신문사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정치권 청탁 소문이 있었는데 당시 고위 정치인의 배려가 있었던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윤은 마지막으로 언론을 떠나게 되는 과정에서도 깔끔하지 못해 구설수를 낳기도 했다.
윤은 본인만의 날카로운 논평이라고 하지만 아주 즉흥적이고 일회성의 휘발성 강한 글로 상대를 섬뜩하게 공격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지난 대선 당시 종편 TV에 출연해서도 다분히 감정을 드러내거나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는 말투로 평소 충동적이고 모난 성격의 소유자임을 한껏 과시했다.
그래서 필설(글과 말)을 다해 남에게 상처를 주는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언론인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는 평이 나올 정도였다.
◇ 국민의 뜻 저버린 인사가 결국 망사(亡事)로
그들만의 리그 식 인사, 밀봉인사, 나홀로 인사, 불통인사....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적확하게 요약한 키워드들이다. 안으로, 안으로만 가져가는 밀실인사가 결국 미연에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실책을 범하고야 말았으며 그것이 가져온 대가 지불은 몹시 크고 뼈아프다.
[BestNocut_R]박 대통령이 끊임없는 인사스타일 비판에 대해 지연, 학연, 혈연 코드의 고리를 끊고 '능력의 코드' 인사를 하려고 애쓰는 흔적이 엿보이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인사를 앞두고 소통장치가 활발히 작동이 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해 보이며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인 스타일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제 '크레믈린의 벽'을 허물고 활발히 만나고 들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萬事)가 아니라 망사(亡事)가 되는 건 순식간이라는 말을 넉달이 지난 현시점에 똑같이 강조하고 싶다. 국민의 뜻을 무시한 인사의 종말이 결국 어떤 모습이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 것 같아 뒷맛이 많이 씁쓸하다. (CBS 조백근 기자)